현대자동차가 중국 수도권인 허베이성 창저우시에 중국 4공장을, 중서부 내륙 충칭시에 5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각각 내년 2·3분기에 건설을 시작한다.
현대차는 최근 중국 지방정부와 창저우시에 연간 자동차 생산량 30만대 규모의 네 번째 신규 공장을, 충칭시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다섯 번째 공장을 각각 건립하기로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허베이성은 중국 수도인 베이징, 직할시인 톈진과 가까운 수도권 지역으로 최근 중국 정부의 개발 정책에 따라 대규모 경제 권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곳이고, 충칭시는 중국 중서부 유일한 직할시로 중국 내륙 개발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2분기 중 창저우시에 20만대 규모의 공장 건설에 착수해 2016년 하반기부터 소형차를 생산하고 이후 30만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어 3분기 중 충칭공장 건설에 나서 2017년 상반기부터 중소형 차량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로써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글로벌 톱 수준의 자동차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재 현대차의 베이징현대는 연간 총 105만대(1공장 30만대, 2공장 30만대, 3공장 45만대)의, 중국 옌청에 있는 기아차의 둥평위에다기아는 74대만씩의 자동차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충칭공장이 완공되는 2017년 중국에서 연간 260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허베이공장 증설이 완료되는 2018년에는 270만대까지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발품’이 중국 중서부 내륙 진출을 일궈냈다고 평가한다. 충칭시는 중국 중서부 내륙 지역의 핵심 요충지로 현대차가 글로벌 톱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꼭 공략해야 할 중국 거점으로 인식돼 왔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은 지난 3월 직접 중국을 방문해 충칭시 정부와 전략합작 기본협의서에 서명하고 공장 용지까지 확보한 상태다. 지난 7월에는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현대차 중국 4공장 인허가에 대한 중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실제로 충칭시는 인구 3000만명, 면적 8만2000㎢의 세계 최대 규모 도시로 지난해 중국 GDP 성장률 7.7%보다 높은 12.3%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고속 성장을 보이고 있는 곳이다.
여기에 산업 전반에 걸친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높은 과학 수준, 광대한 시장 등 중국의 다른 지역이 비해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은 국제 공항에서 9㎞, 고속도로에서 5㎞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개발구역 내 도로, 전기, 용수를 비롯한 산업 인프라가 완벽히 갖춰져 있는 등 완성차 공장 운영에 최적의 조건을 구비하고있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내년 2분기 허베이성 창저우시에 네 번째 공장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대차 허베이공장은 창저우시 209만5000㎡ 용지에 건평 22만1000㎡로 건설된다.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을 모두 갖춘 종합공장으로 연간 3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
허베이공장은 베이징공장(현대차 중국 1~3공장)과 거리가 200㎞에 불과해 기존 부품 협력업체를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차의 부품물류기지가 있는 톈진항과도 가까워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특히 현대차는 허베이공장 건설에 따라 허베이성 내 유일한 글로벌 메이커로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기아차도 둥펑위에다기아 3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현재 30만대 규모인 3공장의 생산능력을 2016년 45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기아차는 올 초 3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판매량이 급증했다. 3공장 생산 차종인 K3의 판매 호조로 지난달 중국 시장 누적 판매량이 전년 대비 16.1%나 증가했다. 기아차는 3공장 증설을 통해 K시리즈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중국 북부, 동부, 중서부를 아우르는 생산거점 확보를 통해 중국에서 톱3 승용차 메이커로 올라선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이끌어 폭스바겐·GM 등과 선두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