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ESS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를 신수종 사업으로 밀어 붙였던 SK이노베이션은 회심의 카드로 꺼내 들었던 독일 콘티넨탈과의 합작 종료로 인해 한 치 앞도 보기 어렵게 됐다.
28일 SK이노베이션은 공시를 통해 자회사인 SK Continental E-Motion Pte. Ltd. (SCE)의 합작 종결에 따라 손자회사인 SCE 한국법인의 지분을 장외취득 방식으로 100% 취득한다고 밝혔다. 거래일자는 다음달 31일이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 업체인 콘티넨탈과의 합작 관계를 공식적으로 종료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합작 종료에 따라 지분을 취득한 것”이라며 “현재 한국과 독일에 각각 연구개발과 관련한 자산들이 있고, 이에 대한 (배분) 논의는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당초 석유화학과 정유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콘티넨탈과의 합작에 이어 기아자동차 레이EV와 소울EV 등에, 중국 베이징자동차에도 일부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도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들 판매량을 다 합쳐도 3천대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시장이 비록 아직 본격적인 개화를 맞은 것은 아니지만, 삼성SDI나 LG화학, 파나소닉 등 경쟁 업체들의 행보와 비교했을 때 SK이노베이션의 성적표는 초라한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대를 위해 충남 서산에 100MWh 규모의 증설을 통해 기존 200MWh보다 생산능력을 크게 늘렸지만 실제 가동률이 예상에 미치지 못해 일부 라인은 아예 개점휴업 상태로 내버려 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콘티넨탈과의 합작법인 운영과정에서도 부진한 성과는 물론 매끄럽지 못한 관계 속에 합작이 올해 말로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결국 현실이 됐다.
SK이노베이션은 “합작법인 종결 후에도 당사는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배터리 셀 등 핵심 분야의 지속적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