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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물량싸움 밀리지 않겠다"…美·러에도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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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3-12-30 09:11


中 서부에 첫 승용차 공장

"경쟁사 몸불리기 보고만 있을 수 없다"

내년 사업계획에 없던 공장까지 증설

車 물량 달리는 지역서 집중 생산


[ 최진석 기자 ]

“경쟁사들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

지난 23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해외법인장 회의. 정몽구 회장(사진)은 본사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60여명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분간 해외 공장 증설보다 품질 개선에 주력한다는 ‘질적 성장’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정 회장은 이날 안건으로 올라온 현대차 중국 4공장 신설 외에 미국과 러시아 공장 증설도 지시했다. 미국 러시아는 올해 내내 생산물량 부족을 겪어왔던 지역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 러시아 공장 증설은 해외법인장 회의 직전에 세운 내년 사업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이라며 “더 팔 수 있는 시장은 과감하게 현지 생산량을 늘리라는 게 최고 경영진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물량 싸움에서 밀려선 안된다”

현대차그룹이 공장 신·증설에 나서는 지역은 중국 미국 러시아 등 세 곳이다. 모두 판매량 대비 현지 생산량이 부족한 곳들이다. 그동안 물량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 지역 공장의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현대차는 ‘질적 성장’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대응해왔다.

그러나 GM과 폭스바겐 등 경쟁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생산량 확대에 나서면서 이런 기조를 바꿔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중국이 대표적이다. GM은 2015년까지 110억달러(12조원)를 투입, 중국에 네 곳의 공장을 추가로 지어 연간 생산 규모를 500만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폭스바겐도 내년 닝보(30만대), 상하이(15만대) 등에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또 2016년까지 140억 유로(20조원)를 들여 4개 공장을 더 지어 총 생산능력을 500만대 안팎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비해 현대·기아차의 중국 생산량은 현대차 베이징 1~3공장과 기아차 장쑤성 옌청시 1~3공장(3공장은 건설 중) 등을 합해 179만대 수준이다. 여기에 상용차 법인인 쓰촨현대가 내년 5월 16만대 생산 공장을 가동해도 총 생산량이 195만대에 불과하다. 지금 물량을 늘리지 않으면 향후 경쟁사와의 생산량 격차가 200만~300만대로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현대차가 중국 4공장을 신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년 충칭에 착공할 예정인 4공장 생산규모는 연 15만대. 이 공장이 지어지면 현대차그룹의 중국 생산량은 총 210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업계에서는 “중국 내 판매량 1, 2위를 다투는 GM과 폭스바겐은 현지시장 공략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며 “충칭 4공장은 물량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현대차의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공장 증설은 당초 내년 사업계획에 없던 내용이다. 그러나 현지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달리는 곳이어서 증설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와 관련,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연 생산능력은 각각 30만대와 20만대이지만, 지난해의 경우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36만1348대와 22만4430대를 생산했다. 그럼에도 공급물량이 달려 한국 생산물량을 수출해서 부족분을 채워왔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앨라배마 공장 생산능력이 모자라 신형 싼타페를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서 위탁 생산해왔다”며 “앨라배마 공장을 증설하면 현지 생산·공급량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간 생산 1000만대 시대 앞당겨질까

중국과 미국, 러시아 공장 신·증설로 현대차그룹의 국내외 생산능력은 연 720여만대에서 2015년 820만대(기아차 옌청 3공장, 쓰촨현대 상용차 공장 포함)로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현대·기아차는 2018년까지 충칭 4공장 생산규모를 연 30만대로, 쓰촨현대 상용차 공장 생산규모를 31만대로 각각 증설할 계획이다. 이를 포함하면 앞으로 5년 후 현대·기아차의 총 생산규모는 850만~860만대에 이르게 된다.

시장에선 이런 추세라면 현대·기아차가 연산 900만대를 눈앞에 두게 되고, 연산 1000만대 시대도 생각보다 앞당겨 열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8000만대에서 2016년 9000만대, 2020년에는 1억대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현재 9% 수준인데 앞으로 이 수준을 유지하려면 향후 5~6년 내 1000만대 생산규모를 갖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물량 확대는 질적 성장이 담보되는 가운데 진행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900만대, 1000만대 등으로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세계 각국의 견제와 대규모 리콜 발생 가능성 등 리스크도 커지기 때문에 면밀하게 검토한 뒤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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